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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작품 속 나타난 작가의식 간략히

by 답지왕 2022.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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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의 세대인식과 김승옥

대개의 경우 1960년대를 이야기할 때는 물리적 시간인 1960년에서부터 1969년이 아닌 4.194.19 혁명의 시작부터 1972년 유신정권이 시작될 때까지의 문화적·문화사적 시간을 가리킨다. 따라서 1960년대의 문화적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4.19세대를 조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60년대 초반의 한국사회는 한국전쟁의 여파로 인한 경제적 피폐, 정치사회적 불안 등으로 사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했다. 4.19혁명으로 시도된 서구적 자유의 개념은 516 군사 쿠데타로 좌절되었고 군사 정부에 의한 경제개발계획으로 급속한 산업화가 진행되었다. 도시화·산업화는 전통적인 생활방식의 구조를 붕괴시키는 동시에 자본주의적 삶의 방식을 침투시켰다. 이러한 사회 현실 속에서 문학은 현실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실존을 자각하는 주체의 존재양상을 다양하게 드러내었다.

권영민, 『한국현대문학사』, 민음사, 1993, p.205.

 

 

4.19 혁명은 문학사에 여러 가지 의미를 남겼는데, 거칠게 분류하면 하나는 1950년대 문학과의 결별이고, 두 번째는 1960년 대적인 문학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이전의 문학과는 다른 시각, 다른 이야기, 다른 의식들이 등장했다는 것이고, 후자의 경우 4.19 혁명이 좌절됨에 따라 역사문화적으로 새로운 세대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이제는 참지 못하겠다는 의식이 들 때 지금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들에 대해 따져 묻고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한 비판 의식을 가지게 된다. 60년대는 그런 시기였다. 혁명이 좌절되고 독재의 엄혹한 기운이 겨울처럼 몰려와 봄이 더 이상 오지 않을 것 같고 사람들은 생활을 유지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불안하고 위태로운 모래사장 위에 지은 성과 같아서 언제 무너질지 모른 자세로 버텨야 했던 것이다.

 

이를 통해 50년대 문학과는 안녕을 고하고 전쟁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며 70년대로 나아가는 다리가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60년대 문학은 50년대 문학과의 이별이고 새로운 감수성과 문장이 탄생하는 것이다. 서사가 다시 등장한 것도 이런 이유로 설명될 수 있는데, 이 시기에 등장한 문학잡지들이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다.

 

혁명과 좌절은 이 시기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로 작동할 뿐만 아니라 서사의 한 축을 형성한다. 여기서 서사의 한 축이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작품 안에 내재된 무의식의 논리로서 작동하는 데 김승옥의 경우 소설 속 주인공들이 어느 것도 선택하지 못하고 관조하는 태도와 같은 양상이 이를 대표할 수 있다.

 

김송이가 말한 바, “1960년대는 크게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살필 수 있을 것이다. 전후청산 문제, 4.19 혁명과 5.16 군사쿠데타, 근대화·산업화가 그것이다. 1960년대는 한국전쟁의 폐허 위에 사회 전반적인 분화된 구조를 아직 성립시키지 못한 미분화된 사회로 출발했다. 정치적경제적 격동기에 놓인 1960년대는 전후 청산과 민주주의 그리고 경제발전을 위한 도약을 준비하던 시기였다. 이 시기에는 1950년에 발발하여 3년간 지속되어온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상처를 치유하는 일과 오랜 시간 동안 겪어왔던 독재에서 벗어나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는 일, 경제적인 안정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었다. 그러나 새로운 개발의 시대는 철저한 반공의 시대였으며, 세속화는 이 시대의 지침이었다.  4월 혁명으로 표출된 한국 민중의 의지와 가능성은 장면(張勉) 정권의 무능과 5·16 군사쿠데타로 좌절되고 공화당 정권은 월남 파병, 한일 국교 재개 등을 단행하여 새로운 동북아 질서 속에 편입되면서 고도성장이라는 이데올로기 하에 경제개발에 주력하였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소외와 물신화, 윤리의식의 부재 등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하게 된다.”라고 말한다.

 

자의식적 지신인의 내면으로서의 자기 세계는 당대 한국 사회의 억압적 부패구조와 이에 대립하는 인물의 가치체계가 갈등의 축을 형성하여 일원적 총체성을 획득하기 위한 지양 운동을 한 결과물이다. 이때의 분열 양상은 이상적 논리와 현실적 논리 그 어느 것으로도 일원적으로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그 사이에서 부유하고 있는 인물들의 자기 세계를 통해 확일 할 수 있다. 이러한 분열상은 김승옥이 포착한 1960년대 사회 속 지식인의 인식과 부합한다.

 

이렇듯 앞서 많이 연구가 되었던 김승옥의 자기 세계역시도 1960년대라는 맥락 속에서 읽어야 할 것이다. 분열은 주체가 대상을 정확히 인지하기 못하거나, 인지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불능의 상태일 때 나타나는 일종의 정신적 방어기제이자 무의식적 저항의 일종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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